2025년 2월 4일에 쓰기 시작한 글
- 근황
- 2025. 2. 4.
'미술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본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진행하던 모든 미술 활동을 중단하고, 세상으로 나온 지가 약 3년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당시 활동 중단과 함께 유튜브 커뮤니티에 남겼던 '여러분 저희 돈 벌고 올게요 :)'라는 게시물에 뜨는 'X 년 전'으로 매번 미술 활동을 중단한 시기를 가늠해 보고는 하는데 매해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지금 이 글과 같은 소회 등을 풀어보고는 했지만 결국 업로드는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과연 업로드가 될지...)
미술을 떠났던 3년 동안 사실 그리 큰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여 이 블로그에서 써 내려가던 글을 접어두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던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했는데, 어쩌면 미술 활동하면서 달고 살았던 '미술 하면서 먹고사는 것은 참 힘듭니다.'라는 말을 미술에서 빠져나와서도 해드리고 싶지만은 않았던 것 같네요. 코로나로 시작해 참 많은 풍파가 가득한 시기에 미술을 떠나 세상에 뛰어든 것도 있지만, 무엇을 시작하든 3년 차, 6년 차, 9년 차가 중요하다는 3,6,9 지론을 펼치시는 저희 어머님의 말처럼 3년 차 즈음에 돌입하니 아주 조금은 성과가 보이며 이것저것 조금은 희망적으로 들려드릴 이야기들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사실 3년 전 조금은 독특한 기회가 찾아와 '돈 벌고 오겠습니다.'라는 당찬 포부와 함께 약 8~9년을 불태운 미술 활동을 접기도 하였었는데, 그 시기가 의류 디자인과 브랜딩를 배워오겠다고 떠났던 영국 유학시절 속에서 만난 순수미술로 전과를 하며 다짐했던 '20대 내로 성과가 안 보이면 포기한다.'는 다짐 속 20대의 끝마무리를 하고 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또, 오랫동안 만남을 허락해 준 여자친구에게 이런 불안한 미래를 약속하기가 싫었고, 어쩌면 이런저런 핑계를 찾아야 할 정도로 스스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생각해 보자면, 중간중간 공백이 많았다고 해도 8~9년 했는데 그 정도 성과 면 완전히 접거나, 쉬거나, 뒤집어엎을 시기가 맞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여성장애인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서 일하고 계신 친지분께서 지점 중 중증장애인을 고용해서 수익활동을 하는 지점에서 지점 대표의 운영적인 사고가 발생하여 통장을 모두 제공해 줄 테니 감사를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 현재 몸담고 있는 중증장애인사업단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친지분께서는 제가 미술을 하기 전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학 전까지 쇼핑몰 등을 운영하며 상품을 유통하고 판매했다는 사실을 아셔서 이런 통장 내역 감사를 요청해 주셨던 것인데, 다행히 수익률과 관련한 계산은 어느 사업이나 다 비슷했기에 약 2년 분량의 사업 내용의 판매액과 원가를 매칭하며 필요한 감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부분이 많아 세세한 부분은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큰 스토리 정도는 들려드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당시에는 해당 사업단이 위치한 파주지점에서 머무르며 감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사실 감사는 자료만 가지고 집에서 해도 됐지만, 감사 진행 전 제가 감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전 대표님에게 방문하여 인사를 드린 다음날 모든 사무기기와 서류를 들고 사라져 버리시는 바람에 해당 지점을 맡아버리게 되는데요. 향후 알게 된 사실인데, 전 대표님은 암에 걸려 그만둬야 할 것 같으니 감사 없이 퇴사하게 해달라는 퇴사사유를 단체에 전하셨었지만, 사실 전 대표님은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시점부터 다른 사업장을 준비하신 상황이었고, 거래처와 서류 그리고 새로 차리시는 장애인근로사업장의 필요 고용 인원에 맞춰 장애인 근로자분들도 모두 데려가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챙겨서 가셨다면 저 역시도 통장 내역만으로 현장에서 감사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전 대표님과의 재계약을 거부하신 지적장애 근로자 3분이 현장에 남게 되며 현장도 맡아버리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미 어느 정도 통장 내역을 살펴보며 해당 사업의 사업구조를 일부 파악한 상태였고 '장애인 고용 인증과 함께 관공서와의 임가공 계약을 쉽게 따낼 수 있다'는 장점과 특징을 가진 사업이지만, 관공서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이 시작하기엔 쉽지 않은 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미 있게 돈을 벌고 자본을 모아 미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머릿속 깊숙한 곳에 있던 나쁜 생각이 미술을 시작하며 열어버린 적이 있는 고생길의 문을 다시 한번 열게끔 만들며 '이거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발언과 함께 사업장을 맡아 버렸죠.
그렇게 정말 길고 긴 고생길이 열리고 중간에는 정말 벌고 투자한 모든 자금을 날리고 빚만 생길 뻔한 상황도 있었지만, 현재는 운영 중인 2개의 지점에 장애인 근로자 25명과 비장애인 근로자 9명이 함께 일해주시고 계시는 성과를 완성하게 됩니다. 인원에 비하자면 아직 겨우 손해를 보지 않는 수준이지만, 2024년에는 약 36억 원의 매출로 결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죠.
???...??..?
회포나 풀어보자 하며 풀어놓기 시작한 글인데 어쩌다 보니 현재 몸담고 있는 사업단에 들어온 과정을 풀어가다 중간 과정은 싹 자르고 결과만 딱 알려드리는 글이 됐는데,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자니 재밌네요. 미술이 아주 조금 관여된 새로운 브랜드도 준비하면서 아직은 생각하면 안 되는 '(미술을) 다시 시작할까, 말까'라는 생각을 아주 조금 떠올리고 있기도 한 현재이기도 하니, 이렇게 미술을 떠나 다시 미술을 향해 달리고 있는 삶도 블로그에 남겨놓으며 미술을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섣부른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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