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관객이 작품과 한 공간에 머물며 작품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작품 관람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관람했다.'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죠. 물론 작품이 있는 공간에 방문하여 실제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이 '금붕어 : 티니’라는 작품은 앞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실 대학 졸업 전시의 졸업 작품으로 처음 내놓았던 작품인데요. 2016년 졸업 이후 찾아온 2018년 1월, 직접 기획하고 치러낸 저의 첫 공식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에 내놓은 첫 공식 작품이기도 합니다. 졸업 전시회부터 시작하여 첫 공식 전시회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작품을 사람들 앞에 내놓으며 관객분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는데요...
금붕어 : 티니 일러스트 사실 이 아우라(Aura)라는 개념은 저도 처음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던 개념이었습니다. 미술을 설명하는 비이성적인 느낌의 단어들을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한 시각이었는데요. 기운, 기, 차크라 등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아우라라는 개념을 처음 공부하던 마음에는 사실 ‘알고 비판하자.’라는 마음이 깔려있기도 했었죠. 하지만 공부를 이어갈수록 이 아우라라는 개념이..
작품 '금붕어 티니'를 공식적으로 내놓았던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 전경 오늘은 제 작품 '금붕어 : 티니'를 소개해 드려볼까 하는데요. 지난 작품 '포토페인팅' 이후 약 10개월 정도의 공백을 가지며 구상했던 작품입니다. 일전의 작품 ‘포토페인팅’이 당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미술 매체의 경계'와 '디지털 이미지의 무한 복제성' 등을 풀어보려는 시도가 담겨 있었다면, 이 '금붕어 : 티니'는 '포토페인팅'에 담..
오늘은 장난과 실험의 성격을 가졌던 '8 페인팅 시리즈'를 지나 조금은 진지한 마음으로 제작했던 2015년도 작품을 소개해드려볼까 합니다.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인데요. '포토페인팅'라는 이름처럼 앞서 소개해드린 작품들과 비슷하게 '그림'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림이 아닌 매체를 사용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포토페인팅(Photopainting) 시리즈 위의 사진들이 제가 포토페인팅이..
일러스트 : 페인팅 '8' 오늘은 2015년 경에 제작했던 작은 시리즈 작품을 설명해드려볼까 합니다. 2015년은 영국에서 학부를 시작한 학사 2학년 시절이었는데요. 사실 이 시리즈는 학교 과제의 일부로서 정기적으로 작품을 제출해야 하는 기간을 지키기 위해 당시 구상 중이지만 완성되지 못한 개념 중 일부를 이용하여 약간의 실험을 곁들인, 조금은 떠밀리듯 만들어진 느낌과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미술작품은 미술작품이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야기해드릴 이 새로운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미술적인 큰 변화를 가지고 왔던 출발점에서의 작품들입니다. 시작은 친구분과의 작은 논쟁에서 시작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술’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작품들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친구와의 작은 논쟁으로 시작된 2014년 초의 이 작품들은 ‘미술 작품으로 미술에 대해서..
이 작품은 2013년 7월에 제작했던 '탄생에서 탄생으로(Births)'라는 작품입니다. 우연히 지원하게 된 작가 오디션의 과제를 통해서 제작한 작품으로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받고 2주간의 제작기간 동안 만든 작품이죠. 사실 작품을 위한 명확한 주제를 준다는 사실과 어처구니 없이 짧은 기간에 놀라기도 했고 '이게 진정 내 미술인가'하는 의문도 들었던 작업이지만, 부끄럽게도 신인 작가라는 힘없는 신분에 말없..
** 아래는 영상에 사용된 대본입니다 ** 'Modern Art', 'Modernism' 등의 단어에 사용되는 'Modern'이라는 단어는 '현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Modern Art'와 'Modernism'이 한국어로 번역하면 현대미술, 현대주의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여기서 사용되는 'Modern', '현대'라는 단어는 '강철로 만들어진 기계와 함께 발전한 거대한 도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가 '이거 되게 모던하다.', '이거 되게 현대적..
** 아래는 영상에 사용된 대본입니다 ** 조영남씨 사건에 관한 정리를 몇 번 한 적이 있지만, 이번 2020년 6월 25일 대법원 판결과 함께 사건의 법적인 결론이 나온 만큼 다시 한 번 이 조영남씨 사건에 관한 정리를 하며 잡담을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영남씨 사건은 미술계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어쩌면 대한민국 최초의 전 대중적인 현대미술 토론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인데요. 특히나 저는 미술 쪽..
현재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앞에서 재미난 작품 하나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12월 11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는 대형 얼음을 미술관 앞에 설치해놓고 녹는 과정을 바라보는 울라프 엘리아슨의 작품인데요. 작품의 전시 기간은 12월 11일부터 얼음이 모두 녹아 사라지는 날까지라는 재미난 형식을 가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형 얼음을 작품으로서 도심에 설치해놓고는 녹는 과정을 바라보는..
뱅크시가 또 일을 내버렸습니다. 영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 본인의 그림이 백만 파운드(정확히는 1,042,000 파운드 / 약 15억)에 작품이 낙찰되며 경매 낙찰을 알리는 의사봉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벽에 걸려있던 해당 작품을 파쇄하는 퍼포먼스를 터트렸는데요. 미술 경매 역사상 비슷한 사건조차 벌어진 적이 없어, 소더비 대표가 직접 '미술 경매 역사의 어떤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문득 그런 생각을 한 번 했던 적이 있습니다. 만약 정밀 기술이 더 발전하여 화가의 그림을 그저 사진처럼 이미지로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마저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이었는데요. 그저 눈으로 보기에 똑같은 복제가 아니라 그 과정마저 완벽하게 복제된 복제품과 원본에 대한 생각이었죠.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면 파블로 피카소와 같은 대가의 그림 그리는 과..
오늘 이야기해볼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 ‘오크나무’는 개인적으로 개념미술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작품인데요. 실제로 데미안 허스트 등 많은 미술인들에게 개념미술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 자체는 조금 어처구니 없어보일 수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개념이 작품에 담기는 과정을 상당히 날카롭게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개념미술이라는 복잡한 요소를 유쾌하고 날카..
'끝'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다가올 미래입니다. 작가와 작품도 언젠가는 끝이라는 단어를 만나며 죽음을 맞이하고 혹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며 사라지게 되는데요. 작품은 시대적 이상이 변하는 특수한 상황이나 화재 등의 재난이 아니라면 그 가치에 따라 극진한 관리를 통한 보존의 노력과 함께 작가보다는 오랜 시간을 견뎌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작품에 대한 극진한 대접과 보존은 작품을..
귀를 붕대로 감은 1889년 반 고흐의 자화상 더 좋은,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작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인내를 감수합니다. 더 좋은 것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미술에서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고통들을 인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에 작가들은 새로우면서도 더 좋은 것이라 생각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생각과 만듦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미술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미술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모이면 꼭 등장하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자주 등장하지만 늘 그 의견이 갈리기 일 수여서 가끔은 대화를 하다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특히 '입시미술'이라는 국내 미술 교육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미술 교육이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에서 무조건적으로 등장하는 세부 주제이기도 합니다. 일관적인 과정과 스타일의 그림을 그..
선정적이면서 야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은 현대미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정적이고 야한 작품을 선호하지 않는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은 '선호하지 않는다.' 정도의 표현을 하고 있지만 한때는 극도로 선정적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을 피하려는 경향을 가질 만큼 선정적인 이미지의 작품들을 좋아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 선정적이고 야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에 대해..
조지 스텁스(George Stubbs)의 그림 '휘슬자켓(WhistleJacket)' 이 그림은 '휘슬자켓'이라는 제목을 가진 '조지 스텁스'의 그림입니다.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스퀘어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에 보관, 전시되어 있는 작품인데요. 말의 역동적인 동작을 예리하게 캐치하여 표현한 작품이면서 높이 3미터, 길이 2.5미터에 달하는 그림의 거대한 크기로 인해 내셔널 갤러리를 관광 목적으로 다녀간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인상과..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e)의 '흰 독말풀(Jimson Weed)' 꽃은 오래전부터 화가들에 의해서 그려져왔던 대표적인 사물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움을 상징하기도 하는 자연 그대로의 사물이기에 많은 화가들의 눈에 들며 그림으로 그려져 왔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게 많은 화가들에게 그려져 온 꽃 그림들은 그림을 그려낸 화가의 인종, 출신 등 화가의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모습을 보여주..
전문성 혹은 전문가라는 단어는 오랜시간 동안 저를 괴롭혀온 단어입니다. 전문가로서의 미술인이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다보면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을 일으키며 그 해결점을 찾기가 힘들어지는데요. 전문성이라는 주제는 이렇게 상당히 복잡한 주제이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경향이 있는 주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평소 미학적인 주제들에는 귀를 열고 들어주시는 경향이 많았던 미술 외적인 직업을 가진 지인들도..
'혼란스럽다.'라는 단어는 어쩌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가지는 가장 흔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방문하는 전시회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현대미술의 작품들은 처음 이를 접하는 이들에게 혼란 그 자체의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사실 이런 혼란스러움은 현대의 관객들이 미술을 기피하는 큰 이유가 되기도 하면서 캔버스에 그려지는 그림과 정갈하게 조각된 조각상처럼 정확하게 틀이 잡힌 매체만이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