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라디오의 내용을 문어체로 한 번 더 편집한 글 입니다. * 안녕하세요, 새라 미술 이유식을 진행하고 있는 개념미술가 이동준입니다. 오늘은 이어지고 있는 ‘개념미술가 이동준’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을 ‘예술가, 관객, 작품’이라는 제목과 함께 진행해 볼까 하는데요. 돌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죠...? 이번 편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가 좀 복잡한 면이 많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은데요. 작업실 이사 등의 개인적인 일들도 겹치면서 한 회를 위한 다양한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돌아왔으니 조금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지난 회차들이 제가 미술을 시작한 계기와 미술 속에서의 저 자신이 어떠한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말씀드려본 것이었다면, 이 ‘..
조지 스텁스(George Stubbs)의 그림 '휘슬자켓(WhistleJacket)' 이 그림은 '휘슬자켓'이라는 제목을 가진 '조지 스텁스'의 그림입니다.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스퀘어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에 보관, 전시되어 있는 작품인데요. 말의 역동적인 동작을 예리하게 캐치하여 표현한 작품이면서 높이 3미터, 길이 2.5미터에 달하는 그림의 거대한 크기로 인해 내셔널 갤러리를 관광 목적으로 다녀간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인상과 함께 많이들 기억하고 있는 작품이죠 실제 런던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셔널 갤러리의 말그림'이라 불리며 내셔널 갤러리를 비공식적으로 대표하는 그림이기도 하다는 후문입니다. 한 번은 우연한 기회로 BBC다큐멘터리를 통해 이 그림이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본..
갤러리 혹은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며 가장 많이 드는 감정은 어쩌면 '이건 뭐지...?'와 같은 이해 못할 혹은 모르는 것에 대한 의문의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예술에 종사하고 있는 예술인들조차도 미리 조사를 하고 가지 않고서는 방문한 박물관 혹은 갤러리의 모든 작품들을 알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은 알 수 없는 작품 앞에서의 당황은 일반인과 예술인 모두에게 포함되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조금 더 황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실은 가끔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작품을 만든 작품의 작가 본인조차도 본인의 작품에 대해서 알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도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 알지 못한다니 어찌 보면 참 황당한 상황이지만 작가도 모르고 관객도 모른다는 사실은 관객으로서..
최근 SNS에서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 그림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한 거부가 그린 그림이라고 알려지며 크게 방긋 웃고 있는 얼굴과 많은 치아가 돈을 들어오게 해주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고 알려지며 부적과 같은 느낌의 그림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사실은 주술적인 그림을 그리는 거부가 아닌 평범한 유명 중국의 화가 ‘위에 민준(Yue MinJun)’의 그림입니다. 사실 저는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공유되고 있는 이 그림을 SNS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그림의 작가가 누구인지와 이 작가의 그림이 미술적으로 해석되는 방식과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는데요. 타이틀이 거짓임에..
리차드 잭슨의 나쁜 강아지(Bad dog) 사회적인 시선 속에서 문화는 암묵적인 서열이 존재합니다. 독서와 게임은 둘 모두 하나의 취미이자 문화이지만, 책을 읽으며 취미를 즐기는 모습은 게임을 하며 취미를 즐기는 모습보다 훨씬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이처럼 문화에 서열을 매기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잘못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취미로서 선택된 독서, 게임과 같은 문화는 개인의 취향에 맞춰 결정된 것이니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존중받아야 하는 개인의 취향과 함께 선택된 독서와 게임이라는 이 두 문화는 사회적인 시선에 의해 암묵적인 서열이 만들어지며 동일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이렇게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People have too many fantasies about what art is about.) 이 문장은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가 인터뷰 도중 내뱉은 문장입니다. 평소 그의 유쾌한 행보와 작품들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내뱉어놓은 이 문장은 제가 평소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표현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예술을 어렵고 대단한 것으로 바라보는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판타지는 어쩌면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가장 높은 진입장벽일지도 모릅니다.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을 익히 들으며 형성된 미술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판..
'언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입니다. 사람은 서로가 원하는 정보를 교류하는 의사소통을 위해 말을 시작했고, 서로가 한 공간에 있을 때만 의사소통 가능한 이 ‘말’이라는 의사소통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문자들은 점점 복잡해지고 체계화되면서 더 이상 그림이 아닌 독자적인 문자로 발전하였죠. 그런 문자들은 조합을 통해 문장으로 만들어지며 더더욱 세세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교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문장은 모여서 더더욱 길고 세세한 정보를 남길 수 있는 글이 되죠. 이처럼 쉽게 말이라고 떠올릴 수 있는 언어라는 단어는 조금 크게 바라본다면 의사소통과 정보 전달을 위해서 사용되는 말, 문자, 글, 그림 등도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
이번 TV 미술 이유식으로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찬가'를 준비해보았습니다. 6미터의 거대한 크기를 가진 대형 작품으로 총 4점이 제작된 작품인데요. 데미안 허스트가 자신의 아들이 가지고 놀던 의료 교육용 장난감을 그대로 복사해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아들의 교육용 완구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 데미안 허스트 특유의 재치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죠. 사진처럼 6미터의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병원에서 자주 본 친근한 모형과 거대함만으로도 눈길을 끌어내는 작품인데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 작품을 발표한 2000년에는 뉴욕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진행한 개인전에서 12주간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작품은 공개 직후 1점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컬렉터 찰스 사치에서 약 ..
오늘의 TV 미술 이유는 아주 기이한 작품을 소개해드려볼까 합니다. '작품 번호 227번'이라는 제목조차 기이한 작품인데요. 영국의 작가 '마틴 크리드'의 작품으로, 그저 갤러리의 한 공간에서 불을 5초 단위로 껐다가 켜는 것을 반복하는 작품입니다. 5초 단위로 불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그 자체를 이용한 아주 어처구니없는 작품이죠. 마틴 크리드(Martin Creed)의 작품 번호 227번(Work no. 227) 불이 껐다 켜지는 것을 반복하는 이 작품은 신기하게도 영국의 최고 미술 시상식 터너 프라이즈의 2001년 우승 작품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이 한 나라의 최고 미술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데요. 이런 사실로 인해서 실제 상을 받을 당시에도 많은 논란과 비판을 받았..
오늘의 TV 미술 이유식으로는 영국의 여성 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나와 함께 잤던 사람들 1963~1995'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작품의 제목과 같이 트레이시 에민이 작품을 만들었던 1995년까지 함께 잠을 잤던 사람들의 이름으로 텐트 안을 장식해놓은 작품인데요. 많은 분들이 트레이시 에민의 평소 도발적인 작품들을 보고는 트레이시 에민과 뜨거운 밤을 보낸 사람들의 이름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사실은 어머니와 할머니를 포함한 그저 함께 잠들었던 모든 이들의 이름을 채워 넣은 텐트입니다. 물론 트레이시 에민과 뜨거운 밤을 보낸 이들의 이름도 포함이 되어있는 리스트죠. 트레이시 에민(Tracey)의 나와 함께 잤던 사람들 1963 ~ 1995(Everyone I have ever s..
작년 서울 석촌호수에 거대한 오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러버덕(Rubber Duck)'이라는 작품이 찾아왔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에 의해서 작업된 이 작품은 굉장히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노란색의 새끼 오리와 같은 외형이 너무나 귀여워 미술품으로서는 이례적인 관심과 이슈를 받았었죠. 이런 이슈와 관심을 증명하듯 당시 네이버, 네이트와 같은 국내 메이저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에서 '러버덕'에 대한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미술인과 미술 작품이 관련된 사기 등 미술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만 볼 수 있었던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에서 마주친 러버덕에 대한 기사들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반가운 존재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인기와 함께 당시 SNS를 통해서 러버덕..
한국 입국 전 마지막으로 진행된 이번 12회는 '미술과 관객'이라는 열린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워낙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열린 주제여서 미술의 여러 부분들을 기웃거리며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진행을 했던 것 같은데요. 12회를 마지막으로 약 2,3달간의 휴식을 가지기로 했기에 조금은 편하게 이야기해보았던 회차인 것 같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나눠보았던 이야기는 관객으로서 미술을 보기 위한 기본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 것 같은데요. 사실 작가마다 관객에게 바라는 점이 모두 다른 만큼 좋은 관객이 되기 위한 혹은 진정한 관객이 되기 위한 획일화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저 최소한의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관객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세는 미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