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저장하기 위한 노력, 투데이 시리즈(Today Series) [TV 미술 이유식]
- 방송/그 외 방송들
- 2017. 4. 25. 17:24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첫 번째 'TV 미술 이유식'에서는 일본 출생의 개념미술가 '온 카와라'의 시리즈 작품 '투데이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 투데이 시리즈는 1966년부터 시작되어 온 카와라가 죽음을 맞이한 2014년까지 총 58년간 진행된 3000여 개의 작품이 만들어진 작품 시리즈인데요. 캔버스 위에 그저 당일의 날짜를 적어놓은 아주 간단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온 카와라(On Kawara)의 투데이 시리즈(Today Series)
작품은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위와 같이 아주 간단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품의 겉모습만 보고 있자면 지나치게 간단한 모습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개념미술 분야의 작품으로서 이 작품의 진면목은 겉모습보다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 시리즈의 작가 '온 카와라'는 이 시리즈를 진행하며 조금은 지독해 보일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는데요. 자신이 체류하고 있는 도시 혹은 국가에서 사용하는 날짜 표기 방식을 그대로 이용하여 오직 당일의 날짜만을 적는다는 룰인데 만약 작품이 당일 밤 12시까지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작품을 폐기해버리는 지독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당일의 신문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작품의 케이스
또 작가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당일의 신문을 이용하여 그 작품의 케이스를 만들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하나의 작품 안에 당일의 날짜라는 시간을 재현하기 위한 그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은 노력과 작가의 지독함이 이 간단해 보이는 작품의 배경을 만들어내는 개념미술적인 요소를 만들어낸 요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작품 안에 담으려고 시도했던 많은 작품 중 이 작품이야말로 가장 시간을 잘 표현한 혹은 재현한 작품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으로만 보자면 그저 캔버스 위에 날짜를 표기해놓은 작품이지만 그 제작 과정과 작가의 노력이 작품을 개념미술로 탄생시키는 모습이 조금은 어처구니없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그 내용을 알고 나면 조금은 더 흥미롭게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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