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유식 24회, 입시미술과 미술교육

안녕하세요. 최근 건강 악화로 시작된 잦은 취침으로 부쩍 살이 오른 도니입니다. 이번 24회로 진행된 미술 이유식에서는 '입시미술과 미술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미술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야기를 나눠보았을 보편적인 주제인 것 같은데요. 모두가 그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은근히도 그 해답을 찾는 것이 참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저 그리고 저와 함께 진행해주고 있는 다솜양 모두 입시미술에는 경험이 없는 진행자들이라, 입시미술에 대한 의견이 조금은 현실과 거리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미술 교육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입시 미술과 미술 교육에 대한 옳은 방향성이란 무엇일지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한국에서 '미술 교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자면 '입시 미술'이라는 한국 특유의 미술 입시 문화는 빼놓으려야야 빼놓을 수가 없는 부분인 것 같은데요. 가끔은 '과연 한국의 입시 미술이란 제도는 필요한 것이냐?'라는 그 존재 가치에 대한 극단적인 질문이 생길 정도로 입시 문화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입시 미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보다는 한국 미술 대학들에서 이루어지는 입시 미술이 오직 하나뿐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미술에는 그림이라는 영역 안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이런 미술을 오직 하나의 입시 미술 제도를 통해서 미술을 공부할 대학생을 뽑는다는 제도의 단일성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념미술, 조형, 조소, 그래픽 등을 모두 포함하자면 정말 손으로 셀 수 없는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미술이니 말이죠.


실제로 제가 공부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학교의 스타일에 따라 그 입시제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현실과 똑같이 그리는 능력을 미술의 기본 능력으로 생각하며, 그림의 스타일은 한국 입시미술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의 입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도 있는데요. 또 다른 학교는 극단적으로 개념미술을 지향하며 그림의 능력보다는 창의력을 중시하는 포트폴리오 제출 방식의 입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도 있죠.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의 학생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입시 제도는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일부 학교가 입시 미술을 완전히 폐지하는 등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본인과 맞지 않는 입시 미술에 치여서는 본인이 가진 본연의 스타일에 대한 불신과 함께 자신을 입시미술에 맞춰가는 일부 학생들의 모습은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옳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 미술 안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한다는 어린 학생분들의 모습이 굉장히 큰 문제로 느껴지는 것은 제 개인적인 감정일지 잘 모르겠는데요. 다양한 스타일의 학생들을 받아들이며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한국 미술 대학들의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했던 이번 회 차는 유난히도 한국의 입시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았던 회 차였던 것 같은데요. 한국에서 미술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입시 미술이 보편적인 뜨거운 화두로서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술이 무엇이냐'도 참 어려운 질문이지만, 미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생각해나갈 학생들을 교육할 '좋은 미술 교육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도 정말 어려운 질문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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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