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 5840만 달러를 기록한 '제프 쿤스(Jeff Koons)'의 오렌지색 '풍선개(Bolloon Dog)' 제가 기억하기로는 2014년 여름 즈음 제프 쿤스의 풍선개라는 작품이 약 719억(미화 5840만 달러 : 현재 환율 1232원)이라는 가격에 팔렸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에도 이런 사실을 담은 기사들이 나오며 미술이 간간이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는 했었죠. 그런 시기에 제 친형이 이 기사를 보여주며 ‘이게 말이 되는 거냐?’라는 질문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응’이라는 짧은 답변을 하며 ‘원래 미술에는 원초적으로 순수미적 가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Fountain) 작품이라 부르기 조차 애매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셀 뒤샹’의 대표작입니다. ‘샘’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으로 예쁘다고는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오히려 위생적이지 못하다 느껴지는 화장실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어놓은 작품이죠. 이렇게 ‘예쁘다’ 혹은 ‘아름답다’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겉모습을 가진 ‘샘’이라는 작품은 미술관의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전시장에 모셔져 있습니다. 화장실에서는 만질 생각도 하지 않는 변기통에 손이라도 대었다가는 경비원이 총을 겨눌지도 모르는 오묘한 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현재 ‘샘’이라고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 작품들은 진품도 아닌 작가 ..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People have too many fantasies about what art is about.) 이 문장은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가 인터뷰 도중 내뱉은 문장입니다. 평소 그의 유쾌한 행보와 작품들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내뱉어놓은 이 문장은 제가 평소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표현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예술을 어렵고 대단한 것으로 바라보는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판타지는 어쩌면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가장 높은 진입장벽일지도 모릅니다.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을 익히 들으며 형성된 미술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판..
'언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입니다. 사람은 서로가 원하는 정보를 교류하는 의사소통을 위해 말을 시작했고, 서로가 한 공간에 있을 때만 의사소통 가능한 이 ‘말’이라는 의사소통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문자들은 점점 복잡해지고 체계화되면서 더 이상 그림이 아닌 독자적인 문자로 발전하였죠. 그런 문자들은 조합을 통해 문장으로 만들어지며 더더욱 세세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교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문장은 모여서 더더욱 길고 세세한 정보를 남길 수 있는 글이 되죠. 이처럼 쉽게 말이라고 떠올릴 수 있는 언어라는 단어는 조금 크게 바라본다면 의사소통과 정보 전달을 위해서 사용되는 말, 문자, 글, 그림 등도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이제 회화는 망했어! 누가 저 프로펠러보다 더 멋진 걸 만들 수 있겠어?''Painting is washed up! Who will ever do anything better than that propeller?' 마르셀 뒤샹은 1912년 항공 박람회를 관람하고 난 후 친구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제 회화는 망했어! 누가 저 프로펠러보다 더 멋진 걸 만들 수 있겠어?'라는 그 뜻이 무엇인지 은근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말이죠. 오늘은 이런 궁금증이 유발되는 마르셀 뒤샹의 말에 의미에 대해서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사실 회화보다 더 멋진 프로펠러라니 '그 말 뜻을 알아서 뭐 하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쩌면 이 말은 마르셀 뒤샹..
소유에 대하여 -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 그리고 앞으로 내 것이 될 것들에 대하여 이 작품은 제가 파인아트(순수미술)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해준 인생 첫 번째 작품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런던 동부 지역에서 자유롭게 학생들을 풀어놓는 첫 수업과 함께 시작되었던 2주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죠. 첫 수업은 사실 야외에 학생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니 그저 먹고 놀기 바쁜 수업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그저 놀며 돌아다니다 슬슬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눈에 들어왔던 물건들이 바로 자물쇠들과 유명 관광지 버로우 마켓에서 상인들의 자리 표시를 위해 바닥에 일정하게 배치되어있는 자리표들이었는데, 소유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아주 좋은 물건들이었죠. 그렇게 집중하게 된 자물..
어린왕자를 읽다 보면 어린왕자가 어른들의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집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들어보고 그 가치를 판단하기보다는 그저 비싼 가격을 듣고 '정말 좋은 집이겠구나.'라고 말하는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어른들의 현실적인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인데요. 어린왕자가 말했던 어른들의 이런 시선은 예술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을 보고 개인적인 가치를 판단하기 보다는 그림의 가격을 듣고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것처럼 말이죠. 사실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일반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아름답다.' 혹은 '예쁘다'라는 말을 듣기 어려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카소의 그림 앞에서 '내 취향은 아니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