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미술 [ 새라 미술 이유식 ]


오늘은 '돈과 미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사실 이 회 차의 첫 제목은 '상업적인 미술'이었는데요. 라디오를 같이 진행해주고 있는 심씨와의 녹음 전 대화에서 '결국 사고 팔리는 모든 작품이 상업적인 것이지 않냐.' 등의 의견과 함께 '돈과 미술'이라는 제목이 미술의 경제적인 부분 등을 이야기 나눠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준비한 이번 회 차와 더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 심씨는 8년 지기 친구이지만 생각보다 참 괜찮은 놈입니다. )

 

처음 대화를 시작한 부분은 작품의 상업성에 대한 부분이었는데요. '모든 작품은 사고 팔리기에 상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이번 회 차의 제목을 바꾸기도 했지만 조금 더 상업적인 미술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대화를 이어가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작품보다 더 상업적인 미술이란 이미 성공한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작가들의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성공한 작품의 시리즈만을 주문받고 만들며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상업적인 미술의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다만, 작가의 의도가 중요한 현대의 미술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콕 집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모호한 부분이기도 하죠. 아직은 미술의 가치에 대해 정의하기에는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열린 결말을 짓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던 것 같습니다.

 

로버트 스미슨(Robert Smithson)의 나선형 방파제 (스파이럴 제티 : Sprial Jetty)


이후 '미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작품이 꼭 비싼 것이 아니다.'라는 부제와 함께 등장한 작품은 바로 로버트 스미슨의 나선형 방파제( : 스파이럴 제티) 라는 작품이었는데요. 돈과 미술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이 작품을 간단하게 설명해드리자면 '대지미술'의 대표 작가라 할 수 있는 '로버트 스미슨'의 대표 작품으로 나선형의 모양을 가진 방파제인데요.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 솔트 호수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나선형을 이루고 있는 선의 길이가 약 460m에 이르고 선의 굵기는 4.6m에 이르는 거대한 작품이죠. 1970년도에 한 갤러리에 지원을 받아 약 6천 톤의 자갈과 흙을 부어버리는 조금은 무식하다 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재미난 점은 대지미술이라는 분야를 대표하는 작가의 대표 작품이라는 미술적 가치가 상당히 높아 보이는 타이틀에도 불과하고 작품이 만들어진 이래 단 한 번도 미술 시장에서 거래된 적이 없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보다 유명하지 못한 로버트 스미슨의 다른 작은 작품들은 현재에도 미술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미술의 한 분야인 대지미술을 대표하고 있는 한 작가의 대표 작품은 40년 동안이나 거래된 적이 없는 것에 반해 그의 유명하지 않은 다른 작품들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인데요. 46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작품을 누가 구매하겠냐는 코멘트를 다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림 한 점에 몇 천억의 가격을 호가하는 미술 시장에서 일 년 관리비가 100달러 밖에 되지 않는 이 작품을 미술적 가치만 바라보고 구매할 경제력이 부족할리는 없다는 생각이죠.

이와 같은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며 '소유'라는 것에 대한 의견이 라디오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심씨과 갈리며 재미난 토론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의견의 차이가 소소하면서도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 '소유한다.'라는 것에 대한 재미난 생각들을 서로 내놓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로버트 스미슨(Robert Smithson)


로버트 스미슨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마무리하고 앤디 워홀 등의 이야기가 나오며 돈과 미술에 대한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심층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해 보았는데요. 워낙 모호한 부분이 많은 부분이라 확실한 의견 전달보다는 듣는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열린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중간에 등장했던 앤디 워홀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주제 외적인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던지라 이번 포스팅에 글로 담아놓기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기회에 앤디 워홀을 주제로 한 회 차를 준비하여 조금 더 심층적으로 다뤄볼 기회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조금 무난한 듯 열린 대화가 많았던 회차였던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진행하는 라디오인지라 진행이 미숙한 점도 있고 먹고사는 일상에 집중하다 보니 녹음 전 내용을 완벽히 준비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이처럼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회 차 하나하나 조금 더 다듬어지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금방 또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청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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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