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 티니 (4) 마무리
- 본업은 개념미술/작품의 과정
- 2018. 6. 23. 21:47
사실 저는 관객이 작품과 한 공간에 머물며 작품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작품 관람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관람했다.'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죠. 물론 작품이 있는 공간에 방문하여 실제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작품의 사진, 영상 촬영 등에 조금 더 신경 쓰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과거 시대와는 다른 현대의 새로운 관람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죠. 이는 어쩌면 사진과 영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는 현대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써 미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경쟁력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작품을 설명하는 포스팅을 적는 것 치고는 너무 열려있는 글일까요. 사실 제 작품들이 탐구를 이어가며 나타나는 의문을 실험해보듯, 제가 가진 의문을 풀어내 보는 성격이 강하다 보니 늘 결론보다는 새로운 의문과 함께 끝이 나는 듯합니다. 이 작품 ‘금붕어 : 티니’는 앞글에서도 말씀드렸듯, 3년이 지나버린 대학 졸업 전시회에 내놓은 작품이기도 하면서 올해(2018년) 1월에 치러냈던 저의 공식적인 첫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에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데요. 이 이후의 작품을 몇 가지 구상해놓았음에도 여러 가지 환경적인 문제로 인해 이 작품과 3년여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가지기도 했었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작품은 생각에 대한 결론보다는 제가 가지는 의문 자체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작품을 계속해서 보고 있고 이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행위는 제가 이 작품을 만들며 가졌던 의문에 대해 계속해서 환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는데요. 뒤돌아서면 까먹는 평소의 짧은 기억력들에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죠. 최근 이 작품을 통해 가졌던 아우라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에 대해 이제야 조금 더 심층적인 이해를 하기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라는 개념을 내놓았던 당시에도 복제 기술은 짧은 시간에 상당한 발전을 이뤄낸 기술이었지만, 조금 더 짧은 시간이 지난 지금의 복제 기술은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에 대해 처음 이야기했던 그 당시와는 또 한 차원 다른 발전을 이루어냈죠.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한 차원 다른 발전의 의미는 바로 인터넷과 같은 가상의 공간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우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던 시간과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완전히 새로운 요소를 제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발전된 생각이 작품으로 나타날지 혹은 아우라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에세이의 형태로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금붕어 : 티니 작품을 통해 얻어낸 생각으로 재미난 걸 하나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작품이 이와 관련된 작품이 될지 현재 구상하는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을 가지고 또 금방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붕어 : 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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