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 티니 (1) Intro

작품 '금붕어 티니'를 공식적으로 내놓았던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 전경


오늘은 제 작품 '금붕어 : 티니'를 소개해드려 볼까 하는데요. 지난 작품 '포토페인팅' 이후 약 10개월 정도의 공백을 가지며 구상했던 작품입니다. 일전의 작품 포토페인팅’이 당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미술 매체의 경계'와 '디지털 이미지의 무한 복제성' 등을 풀어보려는 시도가 담겨 있었다면, 이 '금붕어 : 티니'는 '포토페인팅'에 담겨있던 의문들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확장하며 나타난 새로운 의문들을 표현해본 작품이죠.

사실 '포토페인팅'이라는 이전 작품은 학교 과제 기간으로 인해 조금은 촉박한 시간과 함께 만들어진 작품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개념적인 요소보다는 단시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에 조금 더 집중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졸업 작품을 준비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이 '금붕어 : 티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만들었던 만큼 '개념적인 요소를 나름대로 잘 다듬어본 작품인 것 같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이 작품에 담아본 개념의 핵심은 '아우라(Aura)'라는 개념인데요. 사실 ‘금붕어 : 티니’에 대한 설명글을 준비하며 이 아우라와 금붕어 티니를 함께 묶어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참 큰 고민거리였습니다. 간단하게는 글의 구성을 작품을 설명하기 전에 이 아우라라는 개념에 대해 먼저 설명할 것인지 혹은 작품을 먼저 설명한 후 이 아우라를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는데요. 일단은 후자를 선택하여 이 ‘금붕어 : 티니’에 대해 먼저 소개해드리면서 아우라에 대한 감을 천천히 잡아본 다음, 이 아우라라는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우라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 없이 작품 설명이 먼저 이어지는 만큼 혹여나 읽으시면서 이 아우라라는 개념이 등장할 때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셔도 부담 없이 무시하고 넘어가 주시며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품 '금붕어 : 티니'의 설치 전경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세 가지 구성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시장에 마구 뿌려진 '복제품'들과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어항', '계약서' 이렇게 세 가지인데요. 작품은 전시장에 놓인 계약서를 통해 저와 티니라는 금붕어가 예술가의 기운(Artist's Aura)을 빌리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복제품, 어항, 계약서라는 이 세 가지 구성의 과정을 간단하게 풀어보자면, 작가인 제가 계약서를 통해 일정 금액을 제시하여 금붕어 티니의 예술가적 기운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맺은 후 금붕어 : 티니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만들어 다양하게 복제하고 작품으로서 위 사진처럼 설치해놓은 설치미술 작품이죠.


작품 앞에 선 관객들은 계약서를 읽으며 보통 '금붕어의 예술가 기운을... 진지하게 빌린 어처구니없는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관객들은 어처구니없지만 계약을 통해 금붕어 티니의 예술가 기운을 빌려 금붕어의 모습을 가진 일러스트들이 사용됐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인데요. 사실 이 작품에 숨겨놓은 가장 큰 함정은 바로 계약을 맺은 금붕어 티니라는 금붕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관객들이 계약서를 다 읽은 시점부터 그 옆에 놓인 어항 안에는 인공 수초 외에 물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시작하는데요. 이와 함께 관객들은 본인들이 물고기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혹은 물고기가 있었는데 전시 중 사고로 인해 본의 아니게 치우게 된 것인지 등을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금붕어 티니'는 처음부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이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금붕어 : 티니라는 작품은 작가와 작품의 아우라를 생각해보려는 의도의 구상이 담긴 작품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금붕어 티니는 애초에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라는 설정은 관객들을 그저 혼란에 빠트리려는 의도의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구상 초기에는 실제 물고기를 함께 전시할 계획이기도 했었죠. 금붕어를 작품으로 함께 전시하며 전시장에서 금붕어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하던 중 문득 티니라고 이름 지은 금붕어가 오히려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존재하는 금붕어의 아우라를 빌려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우라를 빌리는 행위에 대한 재미있는 시도였지만, 존재하지 않는 금붕어의 아우라를 빌려 작품을 만든다는 설정은 존재하지 않는 금붕어의 아우라를 그저 빌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죠.

(다음 글에서 계속)




금붕어 : 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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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