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유식 9회, 팝아트란 무엇인가?

9회차로 진행된 이번 미술 이유식에서는 '팝아트(Pop art)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팝아트라는 단어와 함께 작품을 떠올리자면 일반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바로 그래픽 같은 단순하고 강렬한 색상을 가진 이미지들이죠. 사실 팝아트는 1900년대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미국을 풍미했던 문화적인 흐름으로 미술 역사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팝아트'라는 문화와 함께 존재했던 미술들의 대부분이 만화와 같은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이 많아서 '팝아트는 그래픽 혹은 만화와 같은 그림들.'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팝아트는 꼭 그런 만화와 같은 이미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죠.


'팝아트(Pop art)'는 사실 대중적인 미술이라는 말로 대중의 취향에 의해서 존재하고 만들어졌던 미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팝아트가 활발했던 1900년대는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거쳐서 생긴 '대중'이라는 큰 힘을 가진 사회의 새로운 계층이 형성된 시기이기도 했죠. 상위에 존재하던 지배계층을 눌러버릴 힘이 생긴 대중은 결국 사회의 주인으로서 일어나는 민주주의 시대가 실현됩니다. 이런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과거 소수의 지배계층을 고객으로 가지고 있던 미술은 고객을 잃고 '대중'이라는 거대한 고객을 얻어낸 것이죠. 하지만 대중이라는 거대한 고객에게는 만화, 재즈, 영화, 팝 음악 등의 또 다른 대중문화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늘 평민의 하찮은 놀이로 평가되던 일반인들의 문화는 거대한 힘과 함께 대중문화라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격렬한 문화를 만들어내죠. 그런 격렬하고 거대한 대중문화 속에서 미술은 살아남기 위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시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격렬한 환경 속에서 '만화'라는 시각적인 유흥물은 미술이 되기에 참 좋은 매개체였고,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키며 눈길을 끌기에는 딱 좋은 스타일이었죠. 사실 팝아트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앤디 워홀도 잡지와 신문에 상업 일러스트를 그려 넣는 것으로 무명시절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을 고스란히 미술 작품으로 담았던 앤디 워홀은 '토마토 수프캔'을 스크린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서 그려놓는 것으로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되죠.


당시에 나타나기 시작한 '산업 미술'의 성격을 가진 이미지들을 '순수 미술'로서 녹여내는 미술가들의 시도는 어쩌면 대중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 중의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일지 실제로 팝아트가 가장 큰 부흥을 이루고 있던 시기는 미술 역사상 가장 많은 대중들이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시기라고 전해집니다. 당시의 뉴욕 사람들은 점심을 먹고 잠시 갤러리를 거닐며 좋아하는 그림을 찾아다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기였다고들 하죠.


역사적으로 늘 소수의 지배계층과 상위계층만을 존재하던 미술이 오직 대중을 위해서 미술을 진행했다는 이 팝아트가 존재하던 시기는 사실 역사적으로 참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시기였을지도 모르는데, 과연 팝아트는 그저 만화와 같은 그림과 색감을 사용하는 미술에 불과했을까요?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수프캔 일러스트




(이 글은 2014년 4월 29일 네이버 블로그에 최초 작성되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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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