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들어오는 그림


최근 SNS에서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 그림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한 거부가 그린 그림이라고 알려지며 크게 방긋 웃고 있는 얼굴과 많은 치아가 돈을 들어오게 해주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고 알려지며 부적과 같은 느낌의 그림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사실은 주술적인 그림을 그리는 거부가 아닌 평범한 유명 중국의 화가 ‘위에 민준(Yue MinJun)’의 그림입니다.


사실 저는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공유되고 있는 이 그림을 SNS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그림의 작가가 누구인지와 이 작가의 그림이 미술적으로 해석되는 방식과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는데요. 타이틀이 거짓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들어온다’는 완전히 새로운 의미 혹은 개념과 함께 수 천 개의 공유와 좋아요를 받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림의 잘못된 정보를 알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관객들에게 그림을 어떤 해석과 방식으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관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사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 그림의 일반적인 해석을 조금 말씀드려보자면, 이 그림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위에 민준’이라는 중국 작가의 그림으로 공산주의 사회인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갑작스럽게 찾아온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에 대한 혼란과 충돌을 겪었던 중국 사회의 해학과 풍자를 담았다고 일반적으로 해석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많은 중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공산주의 중심의 사회였던 중국에 찾아온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사상과의 혼란과 충돌과 같은 중국만의 독특한 역사적 사실과 사회 모습을 담고 있는 그림 혹은 이런 독특한 사회 모습을 배경으로 해석되는 작가들이 많은데요. 저도 개인적으로 처음 중국 작가들을 접했을 때 이런 독특한 사회 모습과 역사적인 부분이 섞여있는 작품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사실 조금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런 해석들은 가끔 지루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었죠.


그런데 만약 이 그림이 SNS에서 ‘중국의 공산주의 사상과 자본주의 사상의 충돌을 풍자한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 그림이 게시가 되었다면,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게시가 되었던 현재와 같은 많은 공유와 좋아요를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많은 공유와 좋아요를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공산주의 사상과 자본주의 사상의 충돌’이라는 숨겨진 진짜 타이틀보다는 ‘돈이 들어온다.’는 가짜 타이틀이 더 큰 관심을 받게 해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또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사실은 과연 우리가 이 그림을 ‘돈이 들어오는 그림’이라고 믿고 있던 공산주의 사상과 자본주의 사상의 충돌에 대한 해학과 풍자를 담은 그림이라고 알고 있던 과연 그것들이 중요한가라는 부분입니다. 이 그림을 돈이 들어오게 해주는 그림이라 믿으며 ‘내일은 길 가다 지폐라도 하나 주워보려나?’하는 우스운 생각과 함께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며 이런 우스운 생각을 SNS로 간접적으로나마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소소한 재미도 어쩌면 미술이 가질 수 있는 작은 힘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중국 사회에 찾아온 독특한 사회적 혼란’이라는 그림의 일반적인 해석을 알고 있는 것이 ‘내일은 공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소소한 우스갯소리보다 과연 무조건적으로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확신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사실 작가에게 직접 듣기 전까지는 이 그림이 돈 잘 들어오라고 그려진 그림인지 혹은 중국 사회의 사상에 대한 혼란을 풍자한 그림인지는 모르는 것이지 않을까요. 혹은 조금은 비슷한 중국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해석들로 인해 지루함을 느끼고 있던 제가 이런 가짜 타이틀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다시 한 번 중국 작가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듯, 가짜 타이틀로 작품과의 첫 만남을 이뤄낸 대중들이 이후 작품의 진짜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만남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미술은 꼭 만들어질 당시의 의도와 의미에 부합되어야만 그 존재의 가치가 있는 것일지 답을 내기가 참 모호하고 힘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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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