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만든 작품?, 피에로 만초니의 작품 '예술가의 똥'

오늘의 TV 미술 이유식에서는 피에로 만초니의 작품 '예술가의 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미술 이유식의 22회, 예술가의 선택에서도 소개가 된 적이 있는 재미난 작품인데요. 사람의 신선한 분변(똥..)이 들어있다는 신선한 문구와 함께 제작된 90개의 캔 형태의 작품입니다. 1961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그 안의 내용물이 실제로 똥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아직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는 아주 재미난 작품이죠.


피에로 만초니(Piero Manzoni)의 작품 '예술가의 똥(Artist's shit)'


1961년에 만들어진 작품은 이렇게 작은 통조림 캔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0그램의 변을 담고 있다는 문구가 4개 국어로 적혀있는데요. 이 작품은 판매되던 당시 30그램의 금 시세와 같은 가격인 약 37달러(약 4만 원)에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총 90개의 캔이 제작되고 금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된 이 작품은 최근 2007년 미술 경매를 통해서 캔 하나가 1억 7천만 원에 거래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1961년 금과 동일한 가치로 거래가 된 이 똥이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캔이 제작 50년이 조금 넘어 다이아몬드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가격에 대한 놀라움을 조금 느끼고 있자면, '과연 정말로 캔 안에는 사람의 분변이 들어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캔 하나의 가격이 1억 7천만 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캔을 오픈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캔 속 내용물의 진위 여부로 인해 작품의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는 초유의 사안이기도 하니 말이죠. 이런 와중에 한 큐레이터가 이 작품 전시를 준비하며 작품의 노후로 인해 시작된 부식으로 살짝 열린 틈에서 악취를 맡았다는 등의 루머들이 흘러나오며 내용물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계속해서 자극합니다. 거기다 피에로 만초니의 생존 당시 측근들로부터 나오는 '내용물은 회반죽일 뿐이다.' 혹은 '진짜 변을 사용했다.'는 등의 다양하고 생생한 증언들은 이 내용물에 대한 논란을 더더욱 불타오르게 만들죠.



역시 돈은 사람의 궁금증을 이기지는 못하는 것일까요. 1989년 드디어 90개 중 하나의 캔을 소유하고 있던 미술 단체에서 드디어 캔을 오픈했습니다. 하지만, 캔 안에는 웃기게도 캔이 하나 더 들어있는 아주 황당한 상황이 진행되었는데요. 뚜껑을 오픈했던 단체는 결국 캔 안의 캔을 오픈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작품 내용물에 대한 진실은 다시 한 번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내용물에 대한 진실은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죠.


피에로 만초니(Piero Manzoni)


'니 작품은 쓰레기 같은 똥이야!(Your work is shit!)'이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피에로 만초니는 이런 똥이 담겼다고 주장하는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는 일화가 존재하는데요. 웃기게도 그의 아버지가 통조림 공장을 운영하여 그의 작품 제작을 돋기도 했다는 후문이 존재합니다. 작품이 똥같이 쓸모없다는 '쉬트(Shit)'라는 똥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을 듣고는 실제 똥이 담긴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니, 피에로 만초니의 유쾌하면서도 발칙한 성격이 아주 잘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캔 안의 캔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을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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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미술가 : 이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