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5회의 미술 이유식에서는 '미술과 복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바쁜 일정으로 송다솜양이 합류하지 못하시고 게스트로 저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조혜연'양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미술 이유식 녹음 역사상 처음으로 셋이 녹음을 진행해버려고 했지만 무산이 되어버려 아쉬운 현장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회차는 저희 미술 이유식의 공식 애청자 '김순애'님께서 보내주신 미술품 복원에 대한 신문 기사와 관련 질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요. 김순애 님께서 두 가지의 기사를 보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그림 '구세주'에 대한 신문기사였는데요. 양초에 그을음을 제거하기 위해 잿물로 닦아내는 과거의 복원 과정에서 갑자기 나타난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가..
일러스트레이터, 화가, 산업 디자이너 등 세상에는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직업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설계를 위해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고객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오직 그림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은연중에 오직 그림을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그림이 가장 순수하며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오직 그림을 위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표현은 화가의 그림을 아주 순수한 무엇인가로 보이게 만드는 배경이자 표현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결국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모두 그저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영역에 포함되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라고 크게 묶어버린 이 영..
대학교의 졸업 전시회는 공식적으로 가장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졸업 전시회를 돌다 보면 영상 작품 등을 전시하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아주 오래된 TV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대 초반의 작가들이 주를 이루는 졸업전시회에서 이제는 일상에게 보기 힘든 15살 이상은 먹어 보이는 오래된 볼록렌즈 TV라니 참 오묘한 조합이죠. 이런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에서 사용된 오래된 TV들을 보고 있자면 이 작가는 왜 화질도 낮은 오래된 TV를 영상 작품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선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는 합니다. 잘 만들어진 영상을 화질이 낮은 TV를 이용해 보여주는 것이 과연 영상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
낙찰가 5840만 달러를 기록한 '제프 쿤스(Jeff Koons)'의 오렌지색 '풍선개(Bolloon Dog)' 제가 기억하기로는 2014년 여름 즈음 제프 쿤스의 풍선개라는 작품이 약 719억(미화 5840만 달러 : 현재 환율 1232원)이라는 가격에 팔렸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에도 이런 사실을 담은 기사들이 나오며 미술이 간간이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는 했었죠. 그런 시기에 제 친형이 이 기사를 보여주며 ‘이게 말이 되는 거냐?’라는 질문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응’이라는 짧은 답변을 하며 ‘원래 미술에는 원초적으로 순수미적 가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이번 TV 미술 이유식은 지난 시간에 이어 다시 한 번 제프 월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라는 제목을 가진 사진 작품으로 개인적으로는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인데요. 한 장의 사진을 위해서 참으로 긴 시간의 노력이 들어간 사진으로 제프 월의 사진에 대한 애정과 집념을 느껴볼 수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제프 월(Jeff Wall)의 갑자기 불어온 바람(A Sudden Gust of Wind) (1993) 예지리 스테이션(Yejiri Station) (1832) 이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라는 사진은 1832년경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민속화 '예지리 스테이션'의 구도를 이용한 작품인데요. 그림을 재현하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무려 1년이 넘는 시간 동..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Fountain) 작품이라 부르기 조차 애매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셀 뒤샹’의 대표작입니다. ‘샘’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으로 예쁘다고는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오히려 위생적이지 못하다 느껴지는 화장실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어놓은 작품이죠. 이렇게 ‘예쁘다’ 혹은 ‘아름답다’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겉모습을 가진 ‘샘’이라는 작품은 미술관의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전시장에 모셔져 있습니다. 화장실에서는 만질 생각도 하지 않는 변기통에 손이라도 대었다가는 경비원이 총을 겨눌지도 모르는 오묘한 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현재 ‘샘’이라고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 작품들은 진품도 아닌 작가 ..
오늘의 TV 미술 이유식에서는 사진 작품 '죽은 병사들의 대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사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작가 '제프 월'의 작품인데요. 사실 작품은 '거장의 사진'이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게 조금 시시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품의 숨겨진 제작 과정을 알고 나면 시대를 앞서나가며 사진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보여준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죠. 제프 월(Jeff Wall)의 작품 죽은 병사들의 대화(Dead Troops talk) (1992) 작품은 이렇게 지금 보고 있자면 아주 흔하디 흔한 전쟁 컨셉의 사진입니다. 현실성이 대단하게도 뛰어난 현대의 사진들과 비교하자면 바닥에 피 한 방울 떨어져 있지 않은 아주 허..
'미술작품은 미술작품이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야기해드릴 이 새로운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미술적인 큰 변화를 가지고 왔던 출발점에서의 작품들입니다. 시작은 친구분과의 작은 논쟁에서 시작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술’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작품들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친구와의 작은 논쟁으로 시작된 2014년 초의 이 작품들은 ‘미술 작품으로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방향의 작품 성향을 탄생 시켰고 지금 현재(2016년)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으로서 대중들에게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이 작품들의 방향은 어쩌면 블로그와 라디오 등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미술을 풀어놓고 싶어 하는 제 개인적인 성향과도 너무나 잘 ..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사람들은 미술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People have too many fantasies about what art is about.) 이 문장은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가 인터뷰 도중 내뱉은 문장입니다. 평소 그의 유쾌한 행보와 작품들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내뱉어놓은 이 문장은 제가 평소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표현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예술을 어렵고 대단한 것으로 바라보는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판타지는 어쩌면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가장 높은 진입장벽일지도 모릅니다.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되는 것을 익히 들으며 형성된 미술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판..
'언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입니다. 사람은 서로가 원하는 정보를 교류하는 의사소통을 위해 말을 시작했고, 서로가 한 공간에 있을 때만 의사소통 가능한 이 ‘말’이라는 의사소통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문자들은 점점 복잡해지고 체계화되면서 더 이상 그림이 아닌 독자적인 문자로 발전하였죠. 그런 문자들은 조합을 통해 문장으로 만들어지며 더더욱 세세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교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또 문장은 모여서 더더욱 길고 세세한 정보를 남길 수 있는 글이 되죠. 이처럼 쉽게 말이라고 떠올릴 수 있는 언어라는 단어는 조금 크게 바라본다면 의사소통과 정보 전달을 위해서 사용되는 말, 문자, 글, 그림 등도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
오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앤디 워홀의 명언 '일단 유명해져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격렬한 박수 쳐줄 것이다.'라는 이 명언은 정확한 문법의 영어 문장까지 함께 인용이 되는 친근한 문장인데요. 사실은 이 문장이 앤디 워홀이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 거짓 명언이었습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열렬히 박수쳐 줄 것이다.(Be famous, and they will give you tremendous applause when you are actually pooping) 이 문장은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면 아주 쉽게 나오는 명언의 전체 문장인데요. 문법이 완벽한 영어 문장까지 함께 인용이 되고 있는 모습을 아주..
오늘의 TV 미술 이유식으로는 독특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미지의 반역'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더욱 유명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파이프를 그려놓고는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적어놓은 아주 난해하다면 난해한 작품이죠. 그림은 이렇게 아주 난해해 보이는 부분이 존재하는 그림이지만, 조금만 이 그림을 이해해보면 이 그림만큼 초현실주의를 잘 나타내고 있는 그림이 없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그림인 것 같습니다.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이미지의 반역(The treachery of images) 그림은 이렇게 아주 간단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파이프를 그려놓고는 그 아래 '이것은 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