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관객이 작품과 한 공간에 머물며 작품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작품 관람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관람했다.'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죠. 물론 작품이 있는 공간에 방문하여 실제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진과 영상을 통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작품의 사진, 영상 촬영 등에 조금 더 신경 쓰는 환경이 갖춰진다면 과거 시대와는 다른 현대의 새로운 관람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죠. 이는 어쩌면 사진과 영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는 현대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써 미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경쟁력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
이 '금붕어 : 티니’라는 작품은 앞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실 대학 졸업 전시의 졸업 작품으로 처음 내놓았던 작품인데요. 2016년 졸업 이후 찾아온 2018년 1월, 직접 기획하고 치러낸 저의 첫 공식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에 내놓은 첫 공식 작품이기도 합니다. 졸업 전시회부터 시작하여 첫 공식 전시회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작품을 사람들 앞에 내놓으며 관객분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는데요. 이런 대화 속에서 이 작품에 담긴 개념을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관객분들에게 가장 많이 언급했던 사례는 바로 '앤디 워홀의 가짜 명언'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금붕어 : 티니라는 작품과는 굉장히 동떨어진 주제를 가진 사례 같지만, 작품의 현상과 앤디 워홀 가짜 명언 사례의 현상을 비교해보..
금붕어 : 티니 일러스트 사실 이 아우라(Aura)라는 개념은 저도 처음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던 개념이었습니다. 미술을 설명하는 비이성적인 느낌의 단어들을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한 시각이었는데요. 기운, 기, 차크라 등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아우라라는 개념을 처음 공부하던 마음에는 사실 ‘알고 비판하자.’라는 마음이 깔려있기도 했었죠. 하지만 공부를 이어갈수록 이 아우라라는 개념이 가진 비이성적인 느낌의 이미지와는 다른 논리적인 요소들로 인해 오히려 그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성적 매력에 빠져들었던 이 아우라는 개념은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처음 내놓은 것인데요. 사실 이 개념은 사진과 영상 기술이 발명되는 것과 함께 시작된 예술품의 기계적인 복제..
작품 '금붕어 티니'를 공식적으로 내놓았던 전시회 '가끔 하는 전시' 전경 오늘은 제 작품 '금붕어 : 티니'를 소개해 드려볼까 하는데요. 지난 작품 '포토페인팅' 이후 약 10개월 정도의 공백을 가지며 구상했던 작품입니다. 일전의 작품 ‘포토페인팅’이 당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미술 매체의 경계'와 '디지털 이미지의 무한 복제성' 등을 풀어보려는 시도가 담겨 있었다면, 이 '금붕어 : 티니'는 '포토페인팅'에 담겨있던 의문들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확장하며 나타난 새로운 의문들을 표현해 본 작품이죠. 사실 '포토페인팅'이라는 이전 작품은 학교 과제 기간으로 인해 조금은 촉박한 시간과 함께 만들어진 작품이었는데요. 이로 인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개념적인 요소보다는 단시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시..
오늘은 장난과 실험의 성격을 가졌던 '8 페인팅 시리즈'를 지나 조금은 진지한 마음으로 제작했던 2015년도 작품을 소개해드려볼까 합니다. '포토페인팅(Photopainting)'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인데요. '포토페인팅'라는 이름처럼 앞서 소개해드린 작품들과 비슷하게 '그림'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림이 아닌 매체를 사용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포토페인팅(Photopainting) 시리즈 위의 사진들이 제가 포토페인팅이라 부르는 작품의 이미지인데요. 작품의 제작 과정은 아주 간단합니다. 간단하게 집에 있는 물건들을 모아 하얗게 칠하고 배치 한 후 그 모습을 사진기로 찍어, 포토샵과 함께 오일 페인팅 효과를 넣어준 것인데요. '포토페인팅'이라는 제목처럼 작품을 그림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기술적..
일러스트 : 페인팅 '8' 오늘은 2015년 경에 제작했던 작은 시리즈 작품을 설명해드려볼까 합니다. 2015년은 영국에서 학부를 시작한 학사 2학년 시절이었는데요. 사실 이 시리즈는 학교 과제의 일부로서 정기적으로 작품을 제출해야 하는 기간을 지키기 위해 당시 구상 중이지만 완성되지 못한 개념 중 일부를 이용하여 약간의 실험을 곁들인, 조금은 떠밀리듯 만들어진 느낌과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조금은 억지로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런 환경적인 압박이 압박이 없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네요.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지난번 '무엇이 그림이고, 무엇이 예술 작품이냐?'라는 질문과 함께 만들었던 지난 '페인팅' 작품들의 개념..
'미술작품은 미술작품이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야기해드릴 이 새로운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미술적인 큰 변화를 가지고 왔던 출발점에서의 작품들입니다. 시작은 친구분과의 작은 논쟁에서 시작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술’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작품들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친구와의 작은 논쟁으로 시작된 2014년 초의 이 작품들은 ‘미술 작품으로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방향의 작품 성향을 탄생 시켰고 지금 현재(2016년)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으로서 대중들에게 미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이 작품들의 방향은 어쩌면 블로그와 라디오 등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미술을 풀어놓고 싶어 하는 제 개인적인 성향과도 너무나 잘 ..
이 작품은 2013년 7월에 제작했던 '탄생에서 탄생으로(Births)'라는 작품입니다. 우연히 지원하게 된 작가 오디션의 과제를 통해서 제작한 작품으로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받고 2주간의 제작기간 동안 만든 작품이죠. 사실 작품을 위한 명확한 주제를 준다는 사실과 어처구니 없이 짧은 기간에 놀라기도 했고 '이게 진정 내 미술인가'하는 의문도 들었던 작업이지만, 부끄럽게도 신인 작가라는 힘없는 신분에 말없이 작업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자면 조금은 개인적인 신념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지만 전시 공간을 이용해 볼 수 있다는 좋은 기회에 나름대로 열심히 작업했었죠. 비록 누군가에게서 조금은 강제로 주어진 주제였지만, 최대한 제가 평소에 이끌어나갔던 주제들과 연결하며 작업하기 위해 노력했..
** 아래는 영상에 사용된 대본입니다 ** 'Modern Art', 'Modernism' 등의 단어에 사용되는 'Modern'이라는 단어는 '현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Modern Art'와 'Modernism'이 한국어로 번역하면 현대미술, 현대주의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여기서 사용되는 'Modern', '현대'라는 단어는 '강철로 만들어진 기계와 함께 발전한 거대한 도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가 '이거 되게 모던하다.', '이거 되게 현대적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회색의 시멘트로 지어진 노출 콘크리트 건물 혹은 '도시적인', '도시의'라는 의미의 영단어 'Urban'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 'Modern'이라는 단어의 재미난 점은 사실 이 단어가 중세가 ..
** 아래는 영상에 사용된 대본입니다 ** 조영남씨 사건에 관한 정리를 몇 번 한 적이 있지만, 이번 2020년 6월 25일 대법원 판결과 함께 사건의 법적인 결론이 나온 만큼 다시 한 번 이 조영남씨 사건에 관한 정리를 하며 잡담을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영남씨 사건은 미술계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어쩌면 대한민국 최초의 전 대중적인 현대미술 토론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인데요. 특히나 저는 미술 쪽에서도 '개념미술가'라는 타이틀로 활동을 하고 있다보니, 이 사건의 논란 쟁점이기도 한 '현대미술은 개념이 중요하다.'라는 부분을 두고 저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많이 해주시고는 합니다. 일단 본격적인 잡담을 나누기전에 이 사건에 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머리로는 '무죄'가..
현재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앞에서 재미난 작품 하나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12월 11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는 대형 얼음을 미술관 앞에 설치해놓고 녹는 과정을 바라보는 울라프 엘리아슨의 작품인데요. 작품의 전시 기간은 12월 11일부터 얼음이 모두 녹아 사라지는 날까지라는 재미난 형식을 가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형 얼음을 작품으로서 도심에 설치해놓고는 녹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특이한 이 작품을 상당히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하나 존재하는데요. 바로 이 얼음들이 모두 그린란드에서 직접 공수해온 실제 빙하라는 점입니다. '녹아내리는 빙하'라는 단어가 만들어내는 감정은 최근 요동치는 날씨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대인에게 다양한 감정을 들게 만드는데요. 요상한 ..
뱅크시가 또 일을 내버렸습니다. 영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 본인의 그림이 백만 파운드(정확히는 1,042,000 파운드 / 약 15억)에 작품이 낙찰되며 경매 낙찰을 알리는 의사봉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벽에 걸려있던 해당 작품을 파쇄하는 퍼포먼스를 터트렸는데요. 미술 경매 역사상 비슷한 사건조차 벌어진 적이 없어, 소더비 대표가 직접 '미술 경매 역사의 어떤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할 정도의 반향이 큰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어둠의 예술가’라는 타이틀과 너무나 잘 맞는 행보인데요. 작품의 출처부터 시작해서 이 퍼포먼스까지 본인의 메세지를 확실하게 날릴 줄 아는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과 표현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예술가라..
문득 그런 생각을 한 번 했던 적이 있습니다. 만약 정밀 기술이 더 발전하여 화가의 그림을 그저 사진처럼 이미지로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마저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이었는데요. 그저 눈으로 보기에 똑같은 복제가 아니라 그 과정마저 완벽하게 복제된 복제품과 원본에 대한 생각이었죠.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면 파블로 피카소와 같은 대가의 그림 그리는 과정을 녹화 한 후 붓의 움직임을 비롯한 붓에 묻어나는 물감의 양마저 세밀한 단위로 분석하여 정밀 기술로 만들어진 로봇팔을 이용해 녹화된 피카소의 그림 그리는 과정과 완벽히 일치하는 과정으로 그림을 복제한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과정마저 완벽하게 복제된 그림과 피카소의 원본 그림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느냐에 ..
오늘 이야기해볼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작품 ‘오크나무’는 개인적으로 개념미술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작품인데요. 실제로 데미안 허스트 등 많은 미술인들에게 개념미술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 자체는 조금 어처구니 없어보일 수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개념이 작품에 담기는 과정을 상당히 날카롭게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개념미술이라는 복잡한 요소를 유쾌하고 날카롭게 설명하면서 이해시켜보려고 하는 의도가 지금은 은퇴하였지만 2000년대 세계 미술 시장을 흔들었던 ‘YBA(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대학교수라는 그의 오랜 직업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 Martin)의 작품 '오크나무(Oak tree)' 개..
'끝'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다가올 미래입니다. 작가와 작품도 언젠가는 끝이라는 단어를 만나며 죽음을 맞이하고 혹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며 사라지게 되는데요. 작품은 시대적 이상이 변하는 특수한 상황이나 화재 등의 재난이 아니라면 그 가치에 따라 극진한 관리를 통한 보존의 노력과 함께 작가보다는 오랜 시간을 견뎌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작품에 대한 극진한 대접과 보존은 작품을 만드는 많은 미술가들의 바람이자 꿈이기도 하죠. 작가 자신이 죽은 후에도 작품이 계속해서 보존된다는 사실은 자신의 미술을 대변하는 작품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작품으로나마 미술의 한 부분으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가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몇몇..
귀를 붕대로 감은 1889년 반 고흐의 자화상 더 좋은,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작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고통과 인내를 감수합니다. 더 좋은 것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미술에서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고통들을 인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에 작가들은 새로우면서도 더 좋은 것이라 생각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생각과 만듦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더 나은 것을 향하며 수반되는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거의 모든 분야의 이들이 감수하는 고통과 다른 부분이 아닌데요. 그런데 이런 고통들 중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종류가 존재합니다. 바로 '헝그리 정신'이라 불리는 배고픔이라는 고통을 인내하는 정신을 뜻하는 말인데요. 기본 의식..
'미술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미술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모이면 꼭 등장하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자주 등장하지만 늘 그 의견이 갈리기 일 수여서 가끔은 대화를 하다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특히 '입시미술'이라는 국내 미술 교육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미술 교육이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에서 무조건적으로 등장하는 세부 주제이기도 합니다. 일관적인 과정과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거의 모든 학과의 미대 진학을 결정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입시제도 인가라는 의문마저 등장하며 아예 없어져야 한다는 극적인 의견에 힘이 실리기도 하는데요. 그에 반해 그림은 미술의 기본적인 소양으로서 중요한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입시미술의 유지를 주장하는 의견도 탄탄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죠. ..
선정적이면서 야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은 현대미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정적이고 야한 작품을 선호하지 않는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은 '선호하지 않는다.' 정도의 표현을 하고 있지만 한때는 극도로 선정적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을 피하려는 경향을 가질 만큼 선정적인 이미지의 작품들을 좋아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 선정적이고 야한 이미지를 가진 작품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작가가 있었는데요. 바로 '앨런 존스'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작가의 전시회를 보고 나서였죠. 2014년 경이었던 것 같은데요. 영국의 왕립 아카데미(RA)에서 앨런 존스의 전시회가 열렸던 해였습니다. 전시회는 당연히 아주 선정적이고 야한 작품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사..
조지 스텁스(George Stubbs)의 그림 '휘슬자켓(WhistleJacket)' 이 그림은 '휘슬자켓'이라는 제목을 가진 '조지 스텁스'의 그림입니다.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스퀘어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에 보관, 전시되어 있는 작품인데요. 말의 역동적인 동작을 예리하게 캐치하여 표현한 작품이면서 높이 3미터, 길이 2.5미터에 달하는 그림의 거대한 크기로 인해 내셔널 갤러리를 관광 목적으로 다녀간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인상과 함께 많이들 기억하고 있는 작품이죠 실제 런던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셔널 갤러리의 말그림'이라 불리며 내셔널 갤러리를 비공식적으로 대표하는 그림이기도 하다는 후문입니다. 한 번은 우연한 기회로 BBC다큐멘터리를 통해 이 그림이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본..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e)의 '흰 독말풀(Jimson Weed)' 꽃은 오래전부터 화가들에 의해서 그려져왔던 대표적인 사물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움을 상징하기도 하는 자연 그대로의 사물이기에 많은 화가들의 눈에 들며 그림으로 그려져 왔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게 많은 화가들에게 그려져 온 꽃 그림들은 그림을 그려낸 화가의 인종, 출신 등 화가의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끔은 극단적으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을 그리는 것으로 아픔이라는 대조적인 감정을 표현했다는 해석을 받으며 여성이 그린 꽃은 사회적인 차별 속 여성의 아픔을, 흑인이 그린 꽃은 흑인이기에 받아야 했던 아픔으로 해석되는 등 작가의 배경에 따른 각각의 아픔을 가지게 되는 것..
전문성 혹은 전문가라는 단어는 오랜시간 동안 저를 괴롭혀온 단어입니다. 전문가로서의 미술인이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다보면 다양한 생각들이 충돌을 일으키며 그 해결점을 찾기가 힘들어지는데요. 전문성이라는 주제는 이렇게 상당히 복잡한 주제이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경향이 있는 주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평소 미학적인 주제들에는 귀를 열고 들어주시는 경향이 많았던 미술 외적인 직업을 가진 지인들도 이 주제에서 만큼은 활발한 대화 참여가 이루어지는 느낌이 강했으니 말이죠. 가끔은 제가 공부하고 꺼내놓은 주제임에도 오히려 귀를 열고 들어봐야할 의견들이 많았을만큼 전문성 혹은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은 상당히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친구의 그림(왼쪽)과 영국의 유명 작가 데이비드 쉬리글리..
'혼란스럽다.'라는 단어는 어쩌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가지는 가장 흔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방문하는 전시회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현대미술의 작품들은 처음 이를 접하는 이들에게 혼란 그 자체의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사실 이런 혼란스러움은 현대의 관객들이 미술을 기피하는 큰 이유가 되기도 하면서 캔버스에 그려지는 그림과 정갈하게 조각된 조각상처럼 정확하게 틀이 잡힌 매체만이 존재하던 과거의 미술을 동경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현대미술의 이런 혼란스러움은 과거와는 다르게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새로운 특징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끔은 정말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당시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 미술이라는 존재는 어쩌면..